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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디자이너라고 하면 자연스럽게 "어느 디자인 전공이세요?"라고 질문하고, 나는 그 물음에 아주 당연하게 "비전공 디자이너입니다"라고 대답한다. 그러면 10명 중에 절반 이상은 놀라곤 하는데 그래서 오늘
'비전공자가 어떻게 디자인을 하는지' 나의 경험을 토대로 궁금증을 풀어볼까 한다.
 


01. 일단, 감각을 키워라
나는 어릴 적 미술학원에서 회화를 배운 적을 제외하고는 살면서 미술이라는 걸 접하지 않았다. 자기소개서에 많이 나오는 '어릴 적부터 부모님의 영향을 받아..'  '학창 시절 미술을 접하고 미대에 진학해..' 이런 스토리는 남의 이야기일 뿐이었다. 그러던 내가 어떻게 디자인에 눈을 뜨게 되었나? 사실 학창 시절 포토샵이라고 다뤄본 적도 없는 나는 성인이 되고 난 후 *영어공부를 그만두고 (* 영어영문 전공 중 각종 어학시험을 준비하며 해외취업을 준비) 디자인 학원에서 [웹디자인 과정]을 시작한 것이 나의 디자이너 인생의 시작이다.

학원에 처음 갔을 때 툴조차 다루지 못하던 나는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서 하나씩 과정을 해나갔고 공부를 하면 할수록 점점 더 디자인이라는 분야에 재미와 관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수업 이후 자습은 물론이고 매일같이 집에서 복습과 모방을 하고, 정규과정이 끝난 뒤에는 다른 심화과정까지 배우며 나의 열정을 쏟아부었다.  물론 6개월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디자이너로서 성장하기엔 정말 부족했지만 뜻밖의 우연처럼 선생님의 추천으로 디자이너로서 첫 취업을 하게 되었다. 비전공자인 내가 디자이너로서 '기회'라도 생긴 것은 아마 '일단 시작'을 했던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한다.

즉, 비전공자인 사람이 가장 먼저 디자인을 접하는 계기는 학교가 아닌 학원이며, 한 번쯤은 디자인 학원에 가서 자신이 정말 디자인에 적성이 맞는지, 자신이 감각이 있는지 확인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type 1) 디자인 감각이 있다면 - 그 감각을 지금보다 훨씬 업그레이드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type 2) 디자인 감각이 없다면 - 잘하는 사람들에게 보고 배우며 감각을 키우고, 남들보다 2배 이상 더 많이 공부할 것.
 

02. 회사는 학교가 아니다.
디자이너로서 취업을 하면 "이제 고생 끝 행복 시작!" 일 줄 알았지만 절. 대 아니다. 물론 나도 갓 디자이너로서 취업을 하고 난 뒤, 멋진 일만 일어날 거라고 상상했지만 첫회사에 들어가서 디자인이라고 제대로 했던 것은 정말 손에 꼽았다. 어쨌든 왜 그때부터 고생이 시작일까?

1. 잘 만든 포트폴리오는 내가 클라이언트다.
포트폴리오를 정말 잘 만들었고 창의적인 디자인이라며 모두에게 칭찬받았지만 취업 후 상업적인 디자인을 시작할 때 대부분이 난관에 부딪히게 된다. 너무 예술적이면 안되고, 적당히 상업적이며 창의적이게 작업해야 한다. 내가 좋다고 끝나선 안되고, 상사의 눈에 검토를 받고 최종적으로 고객의 눈에 통과해야 하는 것이다. 신입 때의 포트폴리오는 정말 '취업'을 위한 것이지 학교나 학원에서 하던 방식보단 회사의 프로세스는 필수적으로 배워야 한다. 만약 취업 후 상사에게 "저는 대학교(학원)에서 이렇게 배웠는데요"라고 한다면? 절대 안 된다.

2. 실무는 전쟁터이다.
물론 대학교나 학원도 졸업전을 위해 또는 포트폴리오를 위해 밤샘 작업을 하니까 전쟁터가 맞지만 실무가 전쟁터인 가장 큰 이유는 '돈'과 연결될 수 있다. 우리는 학교(학원)에 등록금을 내며 배우는 입장이기에 만약 내가 디자인을 못하더라도 혼날 뿐이지 나를 학교에서 자를 수 있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회사는 돈을 받으며 일을 배우고, 또한 습득한 것으로 또 결과물을 만들어야 한다. 즉 나의 실력을 입증해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마감일을 못 맞추거나, 전시회 오픈전에 실수로 배너 제작을 못했다거나, 대량의 작업물이 잘못 배포되거나.. 상상만 해도 정말 아찔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렇게 본인이 상상하던 디자이너의 모습과 실무는 생각보다 정말 많이 다를 수 있다.



03. 비전공자라면 두배 더 노력해라.
고객사의 '따듯한 아이스 아메리카노 같은 컨셉'을 맞추는 것도 여간 힘든 게 아닌데 비전공자 디자이너로서 두배 더 노력하라는 게 과연 말이 되냐고 생각할 듯한데, 남들보다 그 정도의 노력이 없다면 비전공자 디자이너로서는 살아남기 힘들다. 전공자들은 짧으면 2년 길면 4년, 더 길면 유학과 각종 전시회/수상을 통해 다양한 경력을 쌓아왔지만 비전공자들은 약 6개월~1년 동안 *디자인 학원에서 스파르타식의 교육을 받았다. *물론 학원에서도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지만, 거기서 멈춰서는 절대 안 된다는 의미.

최소한 두 배 정도의 노력은 해야 매년 쏟아져 나오는 디자인 인력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나의 경우 첫회사에 취업하고 디자인실력이 너무 부족하다는 것을 깨닫고, 실력을 향상하기 위해 디자인 교습소(매우 저명하신 디자인 회사 실장님 운영)에 찾아가 주 2~3회 수업을 들었다. 평일에는 일을 하며 주말에는 디자인 공부를 했다. 소위 말하는 토 나오는 양의 수업량을 진행하면서 몇 번이고 그만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지만, 그럴 때마다 나를 채찍질해주는 실장님 덕분에 지금까지 디자인 기본기를 뼛속까지 익힐 수 있었다. 그때는 젊었기에 밤새는 것이 일상이 되어도 버틸 수 있었지만 지금은...... (생략) 그렇다면 도대체 어떻게 노력을 해야 할지 내가 해왔던 방식을 토대로 몇 가지만 팁을 말해보려 한다.

1) 잘하는 디자이너들을 보고 모방해보며 자신만의 스킬로 습득해라
잘 된 디자인을 보고도 따라 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만큼 남의 작업물을 보고 나만의 방식으로 모방하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기 때문에, 많이 보고 많이 습득해서 눈으로 한번, 머리로 두 번 익혀야 한다. 만약 구현 방법을 모르겠다면 '유튜브'에 photoshop tutorial을 검색하면 정말 다양한 디자인 스킬을 배울 수 있다.

2) 눈에 보이는 디자인 작업물들은 다 수집해라
백화점, 문화센터, 공연장, 여행지 등 눈에 보이는 디자인과 관련된 모든 것이라면 다 수집하여 디자인, 폰트 및 톤 앤 매너 등을 분석하고 하나라도 놓치지 말고 내 것으로 만든다. 현재 디자인 트렌트와 각 분야에 맞는 디자인 기법을 배우기에 가장 좋은 방법이다. 예를 들면 '뷰티 작업물에서는 이런 기법을 사용하는구나' 하고 눈으로 익히는 것이다.

3) 킨포크, 보그 등 잡지를 분석해라: 타이포그래피는 머리가 아니라 눈으로
일주일에 한 번은 서점 신간 코너에 가서 그 주의 잡지를 분석해라. 돈이 좀 들 수 있겠지만 잡지와 서적을 구매하여 레이아웃, 타이포그래피 기법, 자간, 자평 등을 분석하여 머리가 아닌 눈으로 익힌다. 그다음 작업창을 열고 잘된 타이포그래피를 구현해보고, 글자 배열을 최대한 맞춰보는 것이다. 언젠가는 타이포그래피만 봐도 글 간격이 적정한지, 어색하지 않은지 자연스럽게 보일 것이다.

4) 다양한 대외활동을 해라
비전공자들은 주위에 디자인 인맥이 많지 않을 것이다. 최대한 다양한 대외활동을 하여 많은 것을 배운다. 포트폴리오 모임처럼 서로 피드백을 해주며 배우는 것도 좋고, 디자인 톡방에 들어가서 모르는 것은 바로바로 질문을 하는 것도 좋고 다양한 온오프라인 디자인 강의들을 참가하는 것도 좋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커리어에 '도움'이 되어야 한다. 단지 인맥을 쌓기 위한 활동이라면 지갑만 텅텅 빌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04. 비전공 디자이너 정말 괜찮은가요?
사실 이 글의 가장 핵심인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도 다른 분야보다 전공을 '덜' 따지는 유일한 직종이 바로 디자인이 아닐까? 간혹 면접을 볼 때 "디자인은 정말 잘하는데 비전공자인 것이 조금 걸리네요"라는 면접관 분들도 계셨다. 하지만 나는 그분들에게 늘 말씀했다. "디자인에 있어서 전공이 중요하지 않다는 걸 보여드릴 수 있습니다."  비전공자인 내가 다른 디자이너보다 좋은 조건의 포지션을 제의받고, 신입시절 꿈만 꾸고 감히 이력서조차 못 넣어볼 기업에서 포트폴리오 하나만 보고 연락이 온다는 것. 이런 것이 비전공자 디자이너인 누군가에게 줄 수 있는 작은 희망이었으면 좋겠다. 나와 같은 길을 걸어가는 모든 분들에게 나비효과가 될 수 있기를바란다.


가끔 막연하게 "디자인을 하고 싶은데 무엇부터 시작해야 하나요?"라는 질문을 받는다.
당신은 디자인을 왜 하고 싶은가? 디자인을 하는 것이 적성에 맞을 것 같아서인가, 아니면 접근성이 낮아서인가?

물론 접근성이 낮기 때문에 쉽게 도전해볼 수는 있지만 단기간에 학원만 다니고, 어떠한 노력도 하지 않는다면 절대 디자이너가 아니다. 단지 다른 사람들보다 포토샵을 좀 더 잘하는 사람일 뿐

매년 쏟아져 나오는 디자인 인력은 수천 명. 접근성이 낮기 때문에 너도나도 '디자인 한 번 해볼까?' 하는 호기심에 시작하고 얼마 안 돼서 관두는 경우가 많다. 인력이 넘쳐나기 때문에 기업에서는 하나같이 연봉 2200에 [유능한 디자이너 모집합니다.]라는 채용공고를 올리고, 그 채용공고는 125:1 정도로 경쟁이 뛰어나기 때문에 대부분의 대표들도 2200이면 디자이너를 고용한다는 말도 안 되는 사고방식을 가지게 된다. 디자인 조금 배웠다고 크X에서는 로고를 5만 원에 제작하고, 옆 사람은 경쟁한다며 3만 원에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결국 디자인에 대한 인식은 계속 낮아져서 "밥한 끼 살 테니 로고 하나만 해줘"라는 말까지 나왔다. 만일 누군가 내게 그런 말을 한다면 "의뢰해줘서 고맙다는 의미로 밥은 내가 살게, 하지만 로고제작 비용은 ~이고 이 금액 이하는 못할 것 같아"라고 대답할 것이다.

디자이너는 절대 아무나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전문직이며, 진정한 디자이너로서 성공을 원한다면
자신의 가치를 올릴 줄 알아야 하고 그 가치를 올리기 위해서 끊임없이 배우고 공부해야 한다.


"디자인에 있어서 '전공' 은 필수가 아니지만, 전문가가 될 수 있을 만큼의 실력은 '필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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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nto 딘토 Dinto는 deeply into를 뜻하며 '깊이'에 대한 우리의 열망을 상징합니다. 깊이 없는 아름다움은 장식에 불과하다고 믿습니다. 우리는 매 순간 감응하며 나만의 철학과 아름다움을 쌓아가는 여성을 찬미하며 고전문학에서 영감을 받은 컬러로 여성의 삶을 다채로이 채색하고자 합니다. 전과는 다른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되는 그런 글처럼 딘토가 하나의 계기가 되기를, 안목을 넓히고 격을 높여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 - 핀 더 푸드 our phillosophy 배부른 영양결핍과 고달픈 자기관리에 지쳐버린 현대인들에게 생기와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도록 당신의 삶을 가볍게 그리고 즐겁게 핀더푸드가 제안하는 건강한 다이어트&이너뷰티의 시작 our promise 더 간편한 더 맛있는 더 효과적인 경험을 위한 핀더푸드 내 몸을 위한 거니까, 자연주의 착한 성분으로 HACCP&GMP의 엄격한 품질관리로 다양하고 트렌디한 식이요법을 약속합니다. our vision 바쁜 일상 속, 더 이상의 수고를 보탤 필요는 없기에 우리가 당신의 예쁨과 멋짐, 건강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방법을 제안합니다. 더 확실하고, 더 맛있고, 더 간편한 제품개발을 위해 끝없이 연구합니다. 고된 자기관리에 지친 당신을 위해, 핀더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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