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싫으면 싫다, 좋으면 좋다, 머리로 생각하지 말고 오로지 감정에만 의지하고 싶은 날이 있다. 그런 날, 너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어린아이들은 자신에 감정에 매우 솔직하다. 유치원 생인 나의 조카만 봐도 그렇다. 엄마한테 혼나더라도 자신이 싫은 건 죽어도 싫다고 떼를 쓰고, 좋은 건 하루 종일 좋아하는 티를 감출 수 없이 행복해한다. 

 

이런 사실이 좋으면서도 가끔은 상대방을 얼마나 피곤하게 하는지 잘 알고 있기에 안 좋다고 느껴질 때도 많았다. 하지만 그래도 나는 가끔 그런 아이들이 부럽다. 이렇게 감정에 솔직해져도 ‘아직은 어려서 뭘 모르니까 괜찮아’라고 이해해 줄 수 있는, 딱 어린아이들에게만 인정되는 그 상황이 부러웠다. 

 

나는 감정을 꽤 잘 숨기는 사람이다. 언제부터 그랬는지 모르겠다. 아르바이트로 서비스직을 시작할 때부터 그랬는지, 아니면 청소년기에 부모님에게 예쁨 받고 싶어서 화나는 것도 꾹꾹 참아와서 그랬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나는 내 감정에 솔직하게 말하는 것보다 숨기는 것이 더 편해졌다.

 

지금은 그런 방식이 너무 적응돼서 그런 걸까? 어느 순간 뒤돌아 봤을 때, 나는 솔직해져야 할 때를 잃어버린 느낌이었다. 

 

사랑을 할 때, 내 의견과 생각을 솔직하게 말해야 할 때, 감정에 도움을 받기보다 머리로 생각하고, 상황을 판단하고, 나에게 이득이 되는 전개인가를 따졌다. 그렇게 해야 진짜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서로 좋아해도 먼저 선뜻 말은 하지 않았다. 선을 넘는 듯 넘지 않았고, 좋아해도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다. 내 마음속에서는 ‘아 답답해, 그냥 좋아한다고 해!’라고 하다가도 내 머릿속에서 금방 다시 ‘아니야 내가 먼저 말하면 지는 거야. 조금만 더 참고 기다려봐’라고 말했다.  

 

승자는 언제나 머리였다. 감정이 더 충동적으로 다가올 때도 많았지만, 이미 감정에 솔직함을 100% 다 밖으로 끌어내리지 못하는 나는 속으로만 계속 끙끙 앓다 결국 머리가 시키는 대로 참았다.

 

가끔은 나의 그런 모습이 이성적이라고 착각할 때가 있었고, 나에게 이득을 가져다줄 거라고 생각할 때가 많았다. 생각해보면 솔직히 나는 그저 겁쟁이였을 뿐이었다.

 

솔직한 나의 감정이 상처가 될까 두려웠다. 상대방이 싫어하면 어쩌나, 당황해하면 어쩌나, 배려하고 배려하다 나의 감정을 놓쳐버렸다. 어쩌면 진짜 그럴지도 모른다. 감정에 솔직해져서 오히려 상황이 더 악화될 수도 있고, 어떤 사람과는 더 멀어질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여전히 솔직해지고 싶다. 내가 하고 싶은 일에, 내가 사랑하고 싶은 사람에게, 솔직하게 내 감정을 털어놓고 싶다. 

 

내 조카가 울고 불고 떼를 쓰더라도 결국엔 자신이 얻고 싶어 하는 물건을 갖기 위한 간절함이 밖으로 나오는 것처럼, 남들이 보기엔 자신만 생각하고 배려 없어 보일지라도 아주 가끔은, 나의 감정에만 의존한 채 무작정 내뱉고 싶었다. 

 

이제는 참는 것이 당연해지고 숨기는 것이 더 편해진 내가, 이런 게 무조건 이성적이고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하며 살아가는 내가, 과연 그렇게 용기 낼 수 있는 날이 올까? 

 

이미 어른이라 쓰고 겁쟁이가 되어 버린 나는 오늘도 무엇이든지 100% 다 솔직하게 말하지 못할 걸 안다. 하지만 너를 생각하면 나는, 그래도 가끔은 어린아이가 되고 싶다. 간절함을 넘어 한 없이 솔직해지고 싶은 날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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